말의 내공_신도현,윤나루 지음
1단계 _ 수양
#감정 경영이란 말 그대로 내면의 감정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것을 말한다. 감정을 잘 경영할 수 있어야 우울한 말, 분노에 찬 말, 공격적인 말 등을 줄일 수 있고, 그럴 때에야 나도 지키고 타인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의 삶만큼은 제품이 아닌 작품이길 바란다. ‘나’의 삶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나의 삶이 획일적이고 수동적이라면, 그래서 내가 없더라도 문제없이 나의 빈자리가 채워질 수 있다면 무척 서글플 것이다.
#우리 사회는 개인들의 삶을, 심지어 신체마저도 정상과 비정상으로 가른다. 이런 사회적 인식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삶을 작품으로 바라보기 위해 애써야한다. 그래야 비정상 혹은 단점이라 치부했던 자신의’열등한 부분’까지도 끌어안을 수 있다. 비로소 나의 전 존재를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길이 열린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으며, 나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너의 가치도 알수 없다.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에서부터 말 공부를 시작해야하는 이유다.
2단계 _ 관점
#관점대로 즉, 보는대로 세상은 존재한다. 세상 자체는 객관적인데, 우리가 주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내면이 부족한 사람은 말이 번잡하고, 마음에 주관이 없는 사람은 말이 공허하다_성대중
#기존의 관점을 고수해서는 남다른 언어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 새로운 언어 생활을 바란다면 관점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깊이가 곧 내 언어의 깊이란 점을 명심하자.
#’뜻을 깊이 새김’은 외압에 휘둘리지 않게 꾸준히 용기를 기르는 것을 말한다. 새로운 관점을 꿈꾸고 사유할 때 우리는 유무형의 외적 압박을 겪는다. (중략) 불편한 만큼 나는 괴롭지만, 그럼에도 새 관점을 구축하려면 견뎌 내야 한다.
#’간절히 물음’은 문제의식을 갖는다는 뜻이다. 물이 가득 찬 그릇에 물을 더 붓기는 어렵다. 더 부으려면 물을 덜어 내야 한다. 문제의식이란 이미 차있는 물을 의심하는 것이다. 모두 당연시하는 것에 질문을 던지는 것, 마침표를 지우고 그 자리에 물음표를 새기는 작업이 ‘간절히 물음’이다.
#알랭 바디우는 하나의 올바른 관점을 ‘진리’라 표현한다. 바디우에게 철학이란 이 진리를 향한 끝없는 탐구와 실천이다.(중략) 언제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하나의 진리는 없지만 각각의 상황에 맞는 진리는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미 주입돼 있거나 사회가 내게 요구하는 관점을 의심하자.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관점, 나만의 관점을 쌓자. 남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자. 다만 나의관점이 언제나 완벽한 것은 아님을 인정하자.
3단계 _ 지성
#타인의 말과 글을 타산지석 삼아 나를 돌아보고, 타인의 견문을 통해 나의 견문을 확장함으로써 지성을 연마 할 수있다.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지성이 길러질 수 없다. 나의 해석을 거쳐야 지식은 지성이 되고 지혜가 된다 (중략) 세상의 지식을 익히고 이를 기반으로 나의 말에 힘을 부여하고자 한다면 해석하는 훈련은 필수다.
#새가 죽을 때는 그 울음이 슬프고, 사람이 죽을 때는 그 말이 선하다_증삼
#독서할 때 집중해야 할 대상은 글이 아닌 나 자신이다. 글을 읽을 때마다 나의 삶과 세상을 돌아보며 읽어야한다. 또한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선별해 읽어야 한다.
4단계 _ 창의성
#창의적이고자 한다면 낡은 것을 버릴 용기를 가져야 한다. 고집과 거부감은 내려놓고 타인의 것과 새로운 것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럴때 비로소 나의 사고와 언어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그러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창의성을 기르려면 기존 것들의 허점과 특징을 발판 삼아 발전을 꾀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역사는 우리존재가 불연속적인 상태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할 때 의미가 있다._미셸 푸코
#푸코는 말한다. 역사 공부의 목적은 과거를 이해하는 데 있지 않다고 현재를 보는 관점을 바꾸어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역사를 공부하면 지금 당연시하는 것들이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럴 때 현재체제의 연속성 즉 견고함에 금이 가고, 현재를 바꿀 가능성이 열린다. 또한 과거를 살핌으로써 앞날을 예측하고 나아갈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이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글을 쓰면 쓰는 동안 절로 나의 생각이 정리된다. (중략) 단순히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글이 다시 나의 생각이 되기도 한다.
#글을 쓰면서 나의 생각과 표현이 새로워지고, 그 글을 타인과 나누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나의 생각과 표현이 새로워 진다.
5단계 _ 경청
#잘 들어야 상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를 이해한 바탕위에 비로소 나의 좋은 말을 세울 수 있다
#듣기가 말하기를 이기며, 화자가 아닌 청자가 마음을 얻는다. 말을 잘해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은 강함의 기법이요, 잘 듣는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여는 것은 부드러움의 기법이다.
#경청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말하고픈 자기욕구를 이겨 내야 한다.
#마음을 둔다는 것. 이는 상대의 말에 온 정성을 기울임을 뜻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마음쓰기를 거울처럼 한다. 슬픔이 오면 남김없이 충분히 슬퍼하고, 기쁨 역시 남김없이 충분히 기뻐한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되 사물이 떠나면 잔상 역시 떠나보내는 거울처럼, 마음 씀씀이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나의 고유한 사고방식과 관점을 모두 버려야 하는데, 이는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타인에 대한 이해에는 필연적으로 일정정도의 오해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
#글을 볼때는 행간을 파악해야 비로소 도리를 철저하게 연구할 수 있다.(중략) 행간을 파악하면 맥락은 자연히 열린다_주희
#논리가 부족하다면 무시라도 하겠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나의 허점을 제대로 짚은 비판이라면 흘려듣기 어렵다. 이대 내 안에서는 허점을 보완하겠다는 다짐 내지 허점을 알게 된 것에 대한 감사함과, 허점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반감과 분노, 수치심이 일어 서로 싸울 수 있다. 이 중 어떤 감정을 택할지는 나의 선택이다.
#이처럼 아우렐리우스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들었을 때 말의 최초 인상만 받아들이고 다른 의견은 첨가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6단계_질문
#질문 있는 사회는 흐르는 물처럼 생동한다. 질문이란 곧 변화의 씨앗이고 소통을 현존시키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물어야 한다. 나의 지식에 대해,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내가 마주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 그렇지 않으면 오늘도 내일도 그대로다. 묻지 않으면서 바뀌길 희망하는 것은 어리석다.
#따라서 ‘원래 그랬어’ ‘그런 전례가 없어’ 같이 역사를 곧장 규범으로 도치하는 모든 시도는 폐기되어야 한다. 오래된 것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기에 의심하고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자. 그간 당연시 해 온 것을 물어야 변화가 있고 발전도 있다.
#사람 간 갈등의 최전선이 바로 ‘시선’이다.(중략)권력을 쥔 자들은 시선을 차지하고 싶어 한다.
#시선과 질문의 위치가 뒤바뀜으로써 잠시나마 권력이 이동한다. 그러므로 약자들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고 그를 통해 권력을 감시하고 세상을 바꿔 내야 한다.
#질문은 권력 유지의 수단이자 동시에 권력을 역전시키는 도구다. 그렇다면 나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질문 태도와 내용도 달라져야 한다.
#장폴 사르트르는 작가의 바람직한 자세를 탐구했는데, 일단 독자에게 충격을 주려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목적이 뚜렷해 마치 명령하는 듯한 글은 독자에게 부담을 줘 외면당한다.
#사르트르는 작가의 가장 바람직한 자세로 ‘순수한 제시’를 제안한다. 작가는 무언가를 제시하되 독자와 적당히 거리를 둠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적과 무의미의 중간이다. 적절한 그 지점을 찾는 것이 무릇 작가들만의 고민
7단계_말하기 기술
#이사람을 신뢰해도 된다고 느낄 때, 이 사람은 나한테서 어떤 비즈니스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참여하려 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 사람은 나한테 영향을 미치려고 하기보다 나를 확인시켜 주려 한다는 것을 느낄 때, 학생은 질문하기 시작한다. _ 마르틴부버
#중용적 말하기란, 내뱉기 혹은 인내로 일관하는 말 습관을 버리고, 때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언어로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물론 화를 과하게 내거나 지나치게 눌러도 안된다. 느낀 만큼만 드러내 상식적으로 충분히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임을 상대에게 일러주는 것이 지혜롭다
#일상에서는 부드러운 말씨가 최선이다. 말하려는 내용은 명확하게 하되 이를 담는 표현과 말투는 유연해야 한다.
#대화에서 생기는 문제는 대체로 무지에서 비롯된다. 타인에 대한 무지, 관계에 대한 무지, 감정에 대한 무지, 때와 상황에 대한 무지, 말에 대한 무지, 대화 주제에 대한 무지 등. 여기에 모르면서 잘 알고 있다는 착각까지 얹히면 더 심각하다.
#진정 필요한 것은 온전히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겸손함과 온전한 앎에 다가가려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다.
#그것은 맞다. 그리고 틀리다_원효
#모든 이론들을 옳음/그름으로 이분하지 않고 각 이론의 옳은점은 취하고 잘못된 점은 비판했다. 이것이 원효의 화쟁사상이다.
#비록 타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가 어떤 조건과 배경에서 그 의견을 냈는지 헤아려 보면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된다. 그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그를 미워하거나 그와 충돌하는 일도 없게 된다. 더 부드럽고 열린 토론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8단계_ 자유
#여과없이 뱉은 말은 나를 해치고 타인도 해친다. 말에는 근거도 있어야 한다. 고찰은 사실에 근거해야 의미를 갖는다. 마지막으로 말에는 실천이 따라야 한다.
#사람은 자기 잘못에는 관대하지만 타인의 잘못에는 매우 엄격하다. 내가 은연중 지키지 않은 말을 상대는 금세 알아차린다. 열 말중 일곱말을 지켰을 때 나는 스스로를 신뢰 있는 사람이라 여기지만, 상대는 내가 지키지 않은 세 말에 주목한다. 그러고는 나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 판단한다. 말이 무서운 이유다. 당장은 그럴듯한 말을 뿌리니 좋지만, 언젠가 회수할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대화란 말의 나눔 이전에 마음과 마음의 나눔이다. 말은 단지 도구다. 말도 중요하지만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 더 중요한 이유이다.
#말할수없는 것에 침묵하라. 물론 이 말은 모르는 것에 대해 주제넘게 아는 척하지 말라는 식의 충고는 아니다. 말이 가 닿을 수 없는 것들, 말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경외다. 말은 말이 유용한 범위내에서만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 너머에서 억지로 말로 이름을 붙이고 해석하려 들 때 언어의 기능은 속절없이 무너진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표혀하려 할때, 말로 해결되지 않는 것을 꼭 말로 해결하려 들때 또 다른 난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떤 말이라도 내려 놓을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비로소 말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말의 내용과 형식은 하나가 아니다. 진정성과 가치를 담고도 표현이 서툰 사람이 있고, 말은 유려해도 정작 그 안은 비어 있는 사람도 있다.
#나의 말에는 예절과 형식을 갖추자 그러면 사람들이 내 말에 더 귀 기울여 줄 것이다. 반면 타인의 말을 들을 때는 예절과 형식의 잣대를 잠시 내려놓자. 그러면 나의 말의 겉치레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고, 나 또한 타인의 말로 인해 상처 입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열심히 앎을 축적하고 깊은 관점을 갖자 그리고 이를 상황에 맞게 멋진 말로 표현하자. 그렇지만 가끔은 침묵을 지키자. 타인에 대한 앎과 판단을 리셋하는 것이다. 하나씩 쌓아 가는 것 못지않게 하나씩 비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래야 다시 시작한다.
#어짜피 리셋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정도라도 노력해야 겨우 선입견을 줄일 수 있다. 그러니 결코 침묵을 퇴보로 여기며 꺼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기존의 앎과 인식을 리셋하고 침묵할수록, 나의 말은 간결하고 깊어질 것이다.
#나의 말하기가 자신을 과시하는 용도로 쓰였다면 나의 마음을 가꾸어야 하고, 진심을 담은 것인데도 냉정한 말하기를 구사하고 있었다면 말투를 가다듬어야 한다.